아이가 세상에 주는 기쁨은 다른 것과 비교할 수 없다.
오늘은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보면서
씩씩하게 살아내고 있는 세상의 모든 딸들, 아들들이 생각났고
자연스레, 오래전에 읽고 감동했던 책 한 권이 떠올랐다.
‘너는 내가 낳은 첫 애 아니냐..니가 나한티 처음 해보게 한 것이 어디 이뿐인가??
너의 모든 게 나한티는 새세상인디.
너는 내게 뭐든 처음 해보게 했잖어..
배가 그리 부른 것도 처음이었구 젖도 처음 물려봤구..
너를 낳았을 때 내 나이가 꼭 지금 너였다.
눈도 안뜨고 땀에 젖은 붉은 네 얼굴을 처음 봤을 적에..
넘들은 첫애 낳구선 다들 놀랍구 기뻣다던디..
난 슬펐던 것 같어..
이 갓난애를 내가 낳았다..이제 어째야 하나..
왈칵 두렸기도 해서
첨엔 고물고물한 네 손가락을 제대로 만져보지도 못했어야..
그렇게나 작은 손을 어찌나 꼭 쥐고 있던지...‘
‘고단헐 때면 방으로 들어가서 누워 있는 니 작은 손가락을 펴쳐보군 했어.
발가락도 맨져보고
그러구 나면 힘이 나곤 했어..신발을 처음 신길 때 정말 신바람이 났었다.
니가 아장아장 걸어서 나한티 올 땐
어찌나 웃음이 터지는지
금은보화를 내 앞에 쏟아놔도 그같이 웃진 않았을게다.
학교 보낼때는 또 어땟게??네 이름표를 손수건이랑 함께 니 가슴에 달아주는데 왜 내가 의젓해지는 기분이었는지..
니 종아리 굵어지는 거 보는 재미를 어디다 비교하겄니..
그러다 언제 보니 이젠 니가 나보다 더 크더구나
–p.93-‘
말이 필요없다.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~~
15년 전 소설을 다시 꺼내 읽으며 울컥 마음이 젖는다
그때의 내 마음이 그랬다 싶고,
엄마의 마음도 똑같지 않았을까 짐작해본다.